현재 48경기가 치러지고 있는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Bepro의 고급 지표(및 이벤트 데이터)를 사용하여 흥미롭고 놀라운 이야기를 찾아보겠습니다.

예상 외로 조용했던 강팀들

벨기에 는 케빈 데브라이너, 루카쿠 등 좋은 선수 구성으로 F조의 모로코, 크로아티아, 캐나다를 넘어 쉽게 16강에 진출할 거라 예상됐지만, 35개의 슈팅 시도와, 9개의 유효 슈팅 데이터에도 실제로는 단 한 골만을 기록했습니다. 벨기에의 총 누적 xG(기대 득점)값은 4.742, 그리고 xGOT(유효슈팅 내 기대득점)값은 3.239이니, 자존심을 구긴 채 월드컵 무대에서 퇴장하게 되었습니다.

벨기에의 조별 예선 xG 데이터

특히 ‘득점 기계’라 불리는 벨기에의 로멜로 루카쿠는 더 씁쓸할 것 같습니다. 물론 부상 때문에 지장이 있었겠지만, 조별 리그에서 3번의 큰 찬스를 모두 날려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xG값이 1.711이었으니 벨기에 국민들의 실망감도 컸을 것 같네요.

루카쿠 xG 데이터

독일 은 언제나 우승후보로 거론될 만큼 강한 팀이지만, 일본을 상대로 1골을 선취 득점하며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하다가 큰 코가 다치고 말았습니다. 전반 수많은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한 채 후반을 맞았고, 잔뜩 웅크리다 후반에 승부수를 건 일본의 전술에 완벽히 당해버리고 말았죠.

아래 Match Dominance(xT)는 득점에 가까운 위협 지수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골대 가까이로 향하는 위협적인 플레이가 나올수록 수치가 중앙에서 먼 긴 형태로 나타납니다. 쉽게 말해서, 저 그래프가 길고 잦게 요동치는 팀일수록 경기에서 상대를 몰아붙였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프에서 독일(초록색)은 전반 몰아쳤지만 한 골만(그것도 페널티킥) 득점했고, 일본(붉은색)은 전반에는 잠잠하다가 후반 몰아쳤고, 단숨에 두 골을 득점하는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필드골 xG가 2.273이었던 독일에게 단 한 골만 허용한 골키퍼 곤다 슈이치의 기여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독일 vs 일본 - Match Dominance 데이터

또 조별리그 3경기 동안 8.59xG를 기록했지만 6골에서 그쳤으니, 2대회 연속 한국, 일본에게 발목잡힌 그 이상으로 자존심을 구겼네요.

의외의 생존자, 호주

호주 는 16강 진출 팀 중 유일하게 득점보다 실점이 많은 팀입니다.(3골 득점/4골 실점) 하지만 1.175라는 xG보다 훨씬 더 많이 득점했으니, 어쨌든 성공이라 볼 수 있겠네요.

시퀀스 데이터로 보면 흥미롭게도 호주는 조별리그에서 가장 '간결한 팀' 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시퀀스 당 2.86개의 패스로 가장 빠르게(11.85km/h) 골문 앞으로 도달했군요. 호주를 상대하는 팀들은 호주의 빠른 공격을 조심해야겠습니다.

조별리그 팀들의 시퀀스 데이터

확실히 드러나는 16강 진출 팀 vs 실패 팀

시퀀스 데이터만 봐도 16강에 진출한 팀과 못한 팀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습니다. 차트에서 예선을 통과한 팀과 비교해보면, 16강에 진출하지 못한 팀들은 진출한 팀들에 비해 골문 앞으로 천천히 도달하는 시간이 짧고, 시퀀스당 패스 수는 평균적으로 더 적거든요.

진행하지 않은 팀의 시퀀스 메트릭

독일을 제외하면 진출하지 못한 팀들의 스피드(direct speed = 공의 속도)가 8이상인데, 진출팀은 8밑으로도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시퀀스 당 0.73회 패스 수도 적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공의 주도권을 잡고 침착하게 빌드업을 이어가는 팀들이 유리한 건 어쩌면 당연할지도요. 

월클은 다르다

조별리그에서 가장 높은 xT(기대위협 지수)데이터를 보유한 아르헨티나의 앙헬 디마리아. 디마리아는 0.86xT라는 위협지수를 보이며 부상 때문에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할 수도 있다는 과거 소식이 무색하게, 위험지역에 계속해서 볼배급을 하며 상대 수비들을 떨게 만들었습니다. 아래 디마리아의 조별리그 xT데이터에서도 볼 수 있듯, 왼발잡이로서 오른쪽 공간에서 위험지역으로 계속해서 공을 공급했습니다. 역시 월클은 달라...

디마리아의 xT 데이터는 패스, 드리블, 볼 배급능력으로 상대 수비수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을 것임을 보여준다 ㄷㄷ

가성비 축구가 답이다?

일단 PPDA를 짚고 넘어갑시다. PPDA는 상대팀이 행한 총 패스 수를 우리팀의 수비 행동의 총합으로 나눈 데이터입니다. 쉽게 말해, 상대를 얼마나 강하게 압박했느냐를 의미합니다. 수치가 낮을수록 압박 강도가 높고, 높을수록 압박 강도는 적습니다. 그렇게 보면 아래 데이터를 통해 스페인은 굉장히 효율적으로 경기를 운영한 팀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PPDA수치가 엄청 낮은데 시퀀수당 패스 수도 낮으니, 적은 패스 수로도 상대를 압박하는, 가성비 높은 경기 운영이죠. 코스타리카는 재밌게도 이길 때와 졌을 때의 PPDA수치가 상당히 높았으니, 꼭 경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만이 승리한다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줍니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PPDA 데이터

뜻밖의 펄-럭

대한민국 은 16강 진출 팀 중에서 평균 출발 시퀀스 라인이 가장 높습니다. (뭐야 뭔가 왠지 뿌듯해..)

16강 진출 팀들이 탈락팀보다 평균 1.9m정도 높은 위치에서 시퀀스를 시작한다고 하니, 우린 그 중에서도 굉장히 높은 위치임을 알 수 있습니다. (펄럭)

팀을 위한 이런 데이터 분석에 관심있으시다면 이곳을 클릭해 문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