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없는 허전한 주말... 이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지난 한 달을 데이터로 리뷰해봅니다. 신계로 올라간 GOAT 메시부터, 32개의 팀들이 우리에게 어떤 감동을 주었는지 함께 살펴보세요!

결승전 (프랑스 vs 아르헨티나)

월드컵 결승전=노잼 공식을 깨고 핵꿀잼이었던 이 경기는, 솔직히 전반에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일찍이 예감하고 자러 간 분들이 많았습니다. 아래 Match Dominance(xT) 데이터가 이를 보여주는데요, 이 데이터는 ‘득점에 가까운 위협 지수’를 나타내는 데이터로, 공이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위치(=상대 팀이 골을 넣을 가능성이 높은 위치)로 이동할 때 증가하는 예상 위협을 기반으로 합니다. 즉, 골대 가까이로 향하는 위협적인 플레이가 강할수록 중앙값에서 멀어집니다. (동그라미는 골 표시)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아르헨티나의 데이터는 전반부터 시종일관 요동치며 두 골 이상으로 프랑스를 위협했던 반면 프랑스의 공격진은 잠잠했죠.

Match Dominance(xT) 데이터

아르헨티나의 우승은 언제나 메시로 연결되지만, 메시를 위해 헌신한 다른 아르헨티나 선수들 활약도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메시를 중심으로 한 알바레스,데폴, 엔조 페르난데스 조합의 아르헨티나 오른쪽 공격 루트는 엄청난 활동량을 앞세워 프랑스를 괴롭혔습니다. ‘메동생’ 인 중원의 엔조 페르난데스는 젊은 체력으로 이 날 경기에서 88회의 가장 많은 패스 수를 기록했고, 이 패스 중 단 9번의 패스만이 백패스였습니다. 오른쪽에서 몰아치는 아르헨티나를 막는 데 정신없던 프랑스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디마리아 때문에 골머리를 썩었습니다. 디마리아는 주로 서던 오른쪽 포지션과 반대되는 왼쪽에 선발로 위치하는 파격 전술로 결승전에 등장했고, 프랑스의 측면을 계속해서 괴롭혀 두 번째 득점까지 기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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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와 음바페

메시의 라스트 댄스는 아름답게 끝났지만, 이 마지막 여정에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릴 뻔한 선수가 있죠, 바로 23세에 갓 두번째 월드컵에 출전한 킬리안 음바페입니다. 비록 이번 카타르에서 월드컵을 들어올리진 못했지만, 전 세계 축구팬을 상대로 제대로 임팩트를 보여주는 것도 모자라 골든 부트도 챙겼습니다.

메시와 음바페의 데이터는 골, 슛, 유효슈팅, 어시스트, 키패스 등 모든 토너먼트의 공격 데이터를 지배했습니다. 골을 만들어내는 위협적인 스트라이커를 넘어, 대회 전체의 위협 지수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하고 있죠. 이 두 선수 덕분에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공격 지표들도 상위에 랭크하고 있습니다.

골든글러브의 주인공

이번 대회에서 골든 글러브를 수상한 아르헨티나의 에미 마르티네즈 골키퍼는 네덜란드전과 프랑스전 승부차기에 의심의 여지 없는 임팩트를 보여주며 팀을 구했지만, 막상 오픈 플레이에서는 4.71이라는 xGOT(유효슈팅 내 기대 득점)보다 약 2.3골을 더 내주며 7실점을 기록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팬들이 승부차기와 오픈 플레이에서 강한 임팩트를 보여준 크로아티아의 리바코비치 골키퍼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많이 아쉬워했죠.

마르티네즈는 승부차기에서 뛰어났지만 경기 중에는 덜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는 조별 리그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게 패한 뒤 제대로 각성한 것 같습니다. 그 경기 이후 아르헨티나의 데이터를 보면 패스, 키패스, 슛, 유효슈팅 등 상대팀을 위협하는 모든 지표에서 뚜렷한 강세를 보여줬고, 가장 높은 xG(기대 득점)값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공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상대를 끊임없이 압박했는데요, 이 부분은 아래에서 다시 확인하기로 하죠! 

시퀀스 매트릭스 - 빌드업 트렌드를 보여주는 데이터

시퀀스란 볼 점유 시작부터 끝나기까지 한 번의 과정을 뜻하는 개념으로, 많은 팀들이 이 과정을 어떻게 수행하는지 살펴봄으로써 빌드업 트렌드를 엿볼 수 있습니다. 시퀀스 데이터는 시퀀스 당 패스 수 & 공의 속도(=팀이 공을 가지고 전진하는 속도)를 반영하기 때문이죠. 아래 시퀀스 매트릭스를 보면 한눈에 봐도 스페인 (많은 패스 수, 느린 공 속도)과 이란 & 호주(적은 패스 수, 빠른 공 속도)은 서로 스타일이 꽤 다르다는 걸 유추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8강 진출 팀 중 6팀이 시퀀스 당 평균 패스 수가 평균보다 많았고, 속도 역시 평균보다 느렸습니다. ‘패스를 중심으로 천천히 빌드업하는 팀이 경기를 지배하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겠지만, 모로코는 다른 8강 팀들과는 다르게 빠른 역습 스타일이었기에 더 특별해 보입니다.

시퀀스 메트릭을 사용하면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시각화할 수 있습니다.

가성비(?) 압박

위협 지수와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팀이 상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압박하고 있는지 측정할 수 있습니다. 한 팀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많은 슛을 허용했는지와, PPDA(상대 팀이 행한 총 패스 수 ÷ 우리 팀 수비행동 총합 수)값을 통해, 우리는 팀의 압박 효율성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아래 첫 번째 차트의 빨간 선이 평균이고, 아래에 있는 팀이 평균보다 높은 값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8강 진출국일수록 평균 이상으로 효율적인 축구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승팀인 아르헨티나는 두 번째로 적은 골을 허용했네요. 구석에 있는 코스타리카는 조별 리그에서 스페인에게 강한 압박을 받으며 7골을 실점하는 바람에 저 멀리 동떨어져 버렸고요.

허용한 평균 슛 수와 PPDA(상대 팀이 행한 총 패스 수 ÷ 우리 팀 수비행동 총합 수)값을 통해, 팀의 압박 효율성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볼을 더 오래 소유하고, 더 높은 압박 스타일로 경기하는 팀들이 그렇지 않은 팀들(역습 위주의 볼을 짧게 소유하고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는 팀)보다 토너먼트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경향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우승팀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의 점 위치를 보면, 가성비=승리 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언급 안하면 아쉬운 두개..

모로코

강력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꺾고 4강에 진출한 모로코의 상대 xG데이터를 모아보면 무려 6.54골을 실점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xGOT(유효 슈팅 내 기대득점) 역시 3.72골이었지만 단 두 골밖에 실점하지 않았네요. 모로코 골키퍼와 몸을 던진 수비진들의 투지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딱 두 골 실점 ㄷㄷ

리바코비치

또 하나의 ‘라스트 댄스’, 모드리치의 크로아티아도 3위로 아름답게 대회를 마무리했습니다. 도미니크 리바코비치 골키퍼에 대해 언급을 안 할 수가 없겠는데요! xGOT(유효슈팅 내 기대 득점)데이터에 따르면 리바코비치는 거의 10골(9.72xGOT)을 실점할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단 6골만을 허용했습니다. 4개의 골을 더 막아낸 셈이죠👍

나도 모드리치한테 상담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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