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로 입원까지 할 정도로 열심이지만 24시간이 모자라다는 이세연 감독. 아들이 200명이라고 말하는 이세연 감독은, 거쳐간 모든 아이들의 성장과 진학 이슈들이 현재 내 삶의 거의 전부라고 말합니다.

그가 감독을 맡고 있는 천안 FMC FC U15는 재능 있는 선수들을 많이 배출한 클럽입니다. 클럽의 전-현직 선수들 중 상당수가 대학 및 프로팀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다양한 연령대의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인터뷰 중 이세연 감독의 입에서 계속해서 쏟아져나오는 선수 자랑을 끊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감독님 소개와, 천안 FMC는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듣고 싶어요.

저는 17년 동안 유소년 축구지도를 했고, FC서울 유소년 클럽팀에서 근무할 당시 더 많은 축구지식과 미래를 위해 영국과 호주 대학원 축구관련 석사과정 오퍼를 받았었어요. 하지만 한국 선수들에 대한 애정으로 유학의 꿈을 접고 제가 태어난 천안에서 FMCFCU15를 2016년 창단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로 가 활약하고 있고, 팀을 거쳐간 지도자들도 좋은 소식들을 많이 들려주네요.

선수들이 모여 전술 공부하는 걸로 보이는 사진을 SNS에서 많이 봤어요.

제가 선수들을 한 데 모아 지도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전술, 그리고 두 번째는 영어에요.

전술 공부라기보다는 분석과 영상을 통한 지난 경기 복기라고 하는게 정확할 것 같네요. 숙련된 코치가 축구 한 경기 동안 경기에 결과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의 30%만 기억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경기에 대한 복기는 필수적이죠. 데이터와 영상들을 함께 보면서 플레이를 리뷰하고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지는데, 이 과정은 선수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동시에 순간적인 판단에 대한 옵션과 시야를 넓혀주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줍니다. 코칭스텝들도 영상과 데이터를 동반한 팀 미팅으로 많은 생각을 교환하고 훈련프로그램을 만들고 적용하여 경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열정있는 지도자들 영상편집 해보면서 힘든 경험 한번씩은 있을 거에요. 수치 데이터를 포함한 영상 데이터는 팀 향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생각합니다.”

천안 FMC FC U15에게 영상과 데이터는 아주 중요한 피드백 수단이다.

두 번째로는 영어공부입니다. 제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만난 학우인 로니라는 친구가 아이들을 위해 재능기부 형식으로 수업을 하는데요. 아프리카 짐바브웨 출신으로 독일, 러시아 등에서 축구선수로 활동했던 친구에요. 지루한 문법 수업이 아닌 자연스럽게 축구관련 이야기를 영어로 주고 받다보면 학생들이 자연스레 영어에 관심을 가지더라고요. 선수들이 더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게 해주고픈 제 욕심에 만든 프로그램이죠.

로니와 함께하는 영어공부♫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 정말 남달라 보여요!

제자에 대한 애정이 없는 지도자는 없을거에요. 저도 마찬가지이구요. 제가 딸이 둘인데, 아들은 200명이 넘어요 ㅎㅎ

가장 기억에 남는 두명의 제자를 뽑는건 너무 어렵네요. 재학생들도 마찬가지고 졸업생들도 문득문득 생각나고 제자들도 종종 연락이 와서 소식을 전하곤 합니다. 저를 거쳐간 모든 아이들의 성장과 진학, 이런 이슈들이 현재 제 삶의 거의 전부입니다!

제자들 상대로 꿀이 떨어지는 이세연 감독의 피드

제자들을 지도하는 것 말고도 정말 바쁘게 사시는 것 같아 보여요. 입원까지 하시면서요.

코치로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해서 현재 스포츠 경기 분석 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프로 데이터를 활용해 유소년 선수들에 대한 박사 논문을 써볼까 생각 중입니다. 선수 개개인의 성격과 포지션에 맞는 피드백을 해주고 싶어요.

“비프로에서 제공하는 영상과 데이터는 저 뿐 아니라 많은 축구지도자들에게 큰 선물과도 같다고 생각해요.”

이제 구시대적으로 감에만 의존하여 지도하는 축구지도방식은 끝났습니다. 전문가들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부분은 딱 하나의 이유일 겁니다. 경기력 향상, 모두가 원하는 바일 텐데 그 과정에서 데이터 전문가들과 현장 지도자들의 소통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현장에서도 이제 인식이 많이 바뀌어 데이터를 참고해 적용하는 사례들이 많이 늘고 있는데요, 시행착오가 있을지언정 시도 자체는 한국축구를 혁신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 생각해요. 이런 문화는 제 공부 뿐이 아니라 선수들과 학부모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나중에는 한국축구에 단비 같은 영향을 미치리라 믿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하루가 넘쳐 보이는데, SNS계정에 코칭이나 스포츠 이슈에 대한 의견도 올리시고… 쉬실 틈이 없겠어요!

이상을 가지고 살기엔 너무 다른 현실이란 벽이 있어요. 축구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모든 상황이 그럴거라 생각하는데요. 그 현실이란 벽을 투쟁해서 쟁취하는 혁명가가 되고 싶진 않아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들과 이해관계속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우리 체육계에서 찾아주었으면 합니다. 그 안에서 무언가 생각하는 사람이고 싶고 그게 우리 어린 아이들을 위해서 어른들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세연 감독의 페이스북 포스트

앞으로 팀과 감독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FMCFCU15는 대단한 팀도 아니고 매번 우승을 하는 우승팀도 아닙니다. 말씀드렸듯이 그런 가교 역할을 하며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팀 철학은 절대 변하지 않을 거고요. 성장이 늦은 성장가능성을 가진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 육성하는 목표가 팀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박사과정 졸업 후에 축구관련 교단에 서보고 싶어요. 그리하여 후학양성의 꿈을 이뤄보고 싶습니다.

“제 아버지가 지어주신 제 이름 뜻이 세상의 연못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축구를 통해 우리 제자들의 연못이고 싶고 그게 제 삶의 가치라 생각합니다.”

비프로가 여러분의 팀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궁금하신가요? 이곳에 문의를 남겨주세요!.